놀라셨지요?
안녕하세요? 두 주를 연거푸 만나지 못하니까 너무 이상합니다. 그 동안에 놀라실 일이 많이 있으셨지요? 시간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첫째는, 제 차에 관한 일입니다. 차를 이번에 거의 3주 이상을 세워두어야 하기 때문에 방전이 될까봐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축전지 연결선을 떼어 놓고, 수동으로 차문을 잠가두었습니다. 그리고 커버를 번거롭게 다시 열지 않기 위하여 열어둔 채로 왔습니다. 놀라실 줄 알았으면 잘 닫아두고 올 걸 그랬습니다.
둘째는, 저희 장모님께서 소천하신 일입니다. 여러분에게 일일이 말씀을 드릴 수는 없었지만, 저희 장모님은 90세가 넘으시면서 건강이 점차 안 좋아지셨습니다. 언제 소천하실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고, 이번 여행을 앞두고 많이 고민을 하였습니다. 더구나 미국에서 한국으로 귀국을 할 때에는 PCR검사를 하고 그 결과가 나온 뒤에야 출국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절차를 밟고 항공권을 바꾸어 귀국을 하면 발인이 끝난 후에나 도착을 하게 됩니다.
집에 연로하신 분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장기간 해외여행을 할 경우에는 늘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만일의 경우, 중간에 모든 일을 멈추고 돌아올 것인가? 이번에 저희가 여행을 계획하면서 고민한 문제가 그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내의 의견을 먼저 묻고 의논을 하였습니다. 저는 요양원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고,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시는 것에 대해 정서적으로 요양원에 모시는 것과 같은 기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재단에서 노인요양원을 운영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요양원에서는 낮에도 여러 활동을 하실 수 있고, 밤에도 늘 지켜드릴 수 있으며, 전문인이 돌봐드리기 때문에 집에서 돌봐드리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물론 정서적으로 극히 싫어하시는 경우는 고려해야 합니다.
저희는 수개월 전에 장모님을 시설이 괜찮고 전문인들이 돌봐드리는 요양원으로 모셨습니다. 서울에 가면 자주 면회를 갔었고, 저의 아내는 휴대폰으로 장모님과 화상통화를 자주 했습니다. 이번 여행 중에 소천을 하시면 어떻게 할까에 대해 고심하며 의논하는 가운데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지를 마련하는 것을 비롯해서 장례에 필요한 모든 결정을 다 해놓고 세 명의 처남들에게 맡기는 것으로 계획을 하였습니다. 물론 우리의 여행이 끝날 때까지 잘 계실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장모님께서 소천하시던 그 날 새벽에도 그렇게 기도를 하였습니다.
한 밤중에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기도한 것과는 다른 결과였지만 장모님께서 고통을 벗으시고 하나님 나라에 가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모님은 우리가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도 암송과 찬송을 하시고 마치 휘발유가 떨어져 자동차가 멈추는 것처럼 기운이 진하여 떠나셨습니다.
다윗이 자기 아들이 몹시 앓고 있을 때, 간절히 기도를 드리면서 금식을 하였습니다. 왕궁에 돌아와서도 밤을 새웠으며 맨 땅에 누워서 잠을 잤습니다. 그러다가 아들이 죽었을 때 땅바닥에서 일어나서 목욕을 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왔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신하들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이가 살아있을 때에, 내가 금식하면서 운 것은, 혹시 주께서 나를 불쌍히 여겨주셔서, 그 아이를 살려주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오. 그러나 이제는, 그 아이가 죽었는데, 무엇 때문에 내가 계속 금식하겠소?”
지금 저희의 기분은 그와 비슷합니다. 혹시라도 “그래도 그렇지, 너희가 사람이냐?” 하면서 돌을 던지시는 일은 없으시겠지요?
